“우리 동네에 주황색 앞치마를 두른 일곱 천사가 있는 데 아십니까” 한 여성단체가 젊은 이들이 떠나버린 농촌지역을 지키며 혼자 사는 어르신과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칭송을 받고 있다.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진료봉사회(회장 박정선. 53세) 회원 7명은 이 동네에서는 ‘칠천사’로 불리운다. 진료봉사회는 지난 2006년 관내 신촌·내·외동 3개 부락에서 젊은 여성 2명이 각각 모여 매월 1만원씩을 갹출해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2가정에 2차례 밑반찬을 손수 만들어 무료로 나눠드리는 아주 작은 봉사를 위해 결성됐다. 굴리면 굴릴수록 커지는 눈덩이처럼 진료봉사회의 봉사활동은 점점 그 규모와 활동 반경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을 지난 회원들의 눈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목욕이나 이발을 제대로 하지 못해 건강마저 위협 받고 있는 실태가 눈에 들어왔던 것. 결국 반찬봉사에서 시작된 이들의 선행은 목욕과 이발 봉사, 그리고 집안 청소까지 이어졌고, 동네 크고 작은 경조사나 각종 행사에 빠져선 안 될 귀중한 존재로 인식됐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고 투병중인 어르신들의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태를 점검하는 등 오호리 어르신 건강 지킴이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14일 낮 12시에 개최된 ‘오호리보건진료소 개소식 및 경로잔치’에서도 이들의 활동은 빛이 났다. 수은주가 30도를 훨씬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봉사회원 7명은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이날 행사에 참석한 부락 어르신 200여명에게 일일이 국밥과 반찬을 날라주며 건강 상태와 안부를 묻는 등 마치 친부모님을 모시듯 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찬수(57세. 오호리 신촌)씨는 “남자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개인 사비를 내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을 보니 고개가 숙여진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로 옆집에 살던 독거 어르신이 사망한지 서너달 만에 발견될 정도로 우리 사회는 사람냄새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길곡면 오호리 칠 천사의 마음에서 우러러 나오는 참 봉사가 건강하고 정이 넘치는 사회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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