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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가시연꽃 테마마을에 일반 연꽃 연밥 그림이....?

기무기1 2014. 3. 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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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가시연꽃 테마마을에 일반 연꽃 연밥 그림이....?

일부 탐방객들 “가시연꽃이랑 일반 연꽃이랑 뭐가 달라요?” 갸웃

담당 공무원, 마을 관계자 “작가 창작 시비걸면 안돼”,

군민들 “석굴암 입구 안내 간판에 일본식 부처상 그려도 돼나?”

 

“가시연꽃이랑 일반 연꽃이랑 뭐가 달라요?” 얼마 전 신원미상의 제보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초등학생 가족이랑 우포늪과 부곡온천, 화왕산 투어를 왔다는 굵직한 목소리의 남성은 “우포가시연꽃의 연밥은 일반 연꽃과 확연히 다른데 왜 ‘우포가시연꽃 마을’을 상징하는 건물에 같이 그려 놓았는 지 이해가 가지 않아 제보를 한다”고 말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터라 전화를 끊고 바로 대합면 신당마을 ‘우포자연나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심각한 수준이었다. 가시연꽃을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 가시연꽃의 연밥도 일반 연꽃과 같구나’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창녕군의 예산으로 일반 연꽃 연밥과 가시연꽃이 나란히 그려 놓으져 있는 가시연꽃마을 펜션 건물.

 

창녕의 상징은 부곡온천과 자웅(雌雄)을 겨루는 이미지는 단연 우포늪이다. 우포늪하면 철새와 우포가시연꽃이 곧바로 연상된다. 급속한 수질오염과 개간사업으로 한해살이인 가시연꽃은 종자 발아율이 40%로 극히 낮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우포늪이 거의 유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창녕군은 우포 가시연꽃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는 한편 농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우포가시연꽃 브랜드를 개발해 쌀과 양파등 지역 특산물 유통에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우포가시연꽃과 우포늪을 알리기 위해 창녕군 대합면 신당마을에 국비와 군비등으로 조성한 우포가시연꽃 마을 ‘우포자연나라’ 건물에 일반 연꽃의 씨앗이 들어 있는 연밥 이미지를 그려놓아 이곳을 찾는 유치원 및 초등학생들에게 혼선을 빚게 하고 있다. 2년전 우포늪 탐방체험을 다녀 간 마산 석전초등학교 김모군은 “가시연꽃 연밥도 일반 연꽃과 똑 같다는 인식을 하게되었다”며 “우포가시연꽃 마을에 왜 일반 연밥 그림을 그려놓아 헷갈리게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당마을은 지난 2006년 농촌진층청과 창녕군으로부터 ‘농촌전통 테마마을’ 조성 사업에 선정되어 2층(1층 다목적홀, 2층 객실) 규모의 ‘우포자연나라’ 펜션을 준공했다. 준공당시 이 건물은 아무런 이미지가 없는 흰색(사진1)으로 되어 있다. 신당마을은 준공하던 해 군으로부터 1천여만원의 민간보조사업 예산을 받아 마을 주민자치위에서 업자를 선정해 신당마을 도로변 담장 도색작업을 하면서 진입로에서 바로 보이는 펜션 건물 벽면에 일반연꽃의 연밥(사진 2)과 가시연꽃을 나란히 그려 놓았다.

 

담당공무원과 마을일부 주민 ‘무슨 문제냐?’

이에 농업기술지원과 이 모계장은 “가시연꽃 마을에 일반 연꽃의 연밥이 왜 그려져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해석의 차이다. 작가의 창작활동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면 ‘작가가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을 알리는 표지판에 일본식 부처상을 그려 놓은 것도 관여해선 안된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도 인정해야 한다. 이 마을 김모씨도 “작가의 의도로 우리마을 벽화를 보면 토끼도 부들도 그려져 있다”며 “연밥 그림 갖고 시비 걸면 객관성이 떨어진다”며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주민자치위원장 박 모씨도 “가시연꽃만 그려 놓으면 단순할까봐 일반 연꽃도 그린 것이다”며 “우리 마을 일에 왜 가타부타하는 지 이해가 안간다”며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이에 대다수 군민들은 “거액의 군민 혈세로 우포 가시연꽃을 알리기 위해 조성한 건물에 일반 연꽃 연밥 그림을 그려 놓은 것 자체만으로도 부끄럽고 지탄거리가 충분하다”며 “이번에도 옆 건물에 1천500만원의 군비를 들여 도색작업을 한다는 데 가시연꽃이 아닌 일반 연꽃 연밥 그림을 그리는 지 두고 보겠다”며 단단히 별렀다. 지역문화가 김 모씨는 “군비가 투입된 사업에 공무원이 아무런 관리감독도 하지 않는 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가시연꽃이 테마라면 그에 걸맞는 이미지를 그렸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전통 테마 마을은 그 마을이 갖고 있는 특색만을 홍보해도 부족하다. 우포가시연꽃 마을이면 지겹도록 가시연꽃 일색으로 치장해도 모자랄 진데, 하물며 어린 학생들에게 혼선을 갖게 하는 일반 연꽃 연밥 그림을 그려 놓고도 ‘잘못된 것이 없다’, ‘시비걸지 말라’는 공무원과 마을 일부 관계자의 논리에 ‘적반하장(賊反荷杖)’ 네 글자가 왜 떠오를까...?

<김 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