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의 맛집]차원이 다른 100% 남해안 산 장어 맛 보이소...z
기름기가 쫘악~ 씹는맛 일품인 영산면 ‘남해바다 착한장어’
남해안 장어잡이 어선 선장인 친동생한테서 직접 공수
생선을 취급하는 식당 하면 떠오르는 게 비린내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횟집 특유의 비린내는 맡을 수 없고 깔끔한 한정식 분위기가 눈에 들어온다. 창녕군 영산면 3.1민속문화향상회 사무실에서 부곡 방향으로 30여m 지점 왼쪽 위치한 ‘남해바다 착한장어’ 식당의 첫 인상이었다.
푹 고아지고 있는 장어탕 옆의 깔끔하고 맛갈스런 조미료 제로의 밑반찬들.
이곳은 유어면에서 십수년째 된장과 고추장을 담궈 입소문을 통해 판매하고 이웃과 나눠 먹어오던 고경민(59세)․조정자(58세) 부부가 운용하는 장어전문점이다. 선배기자의 자랑질에 지난 27일 무의식적으로 식당을 찾았다. 상에 먼저 올라온 것은 멸치젓에 땡고추를 버무린 젓갈 무침과 생참치구이, 톳과 각종 나물 무침등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밑반찬 7여 가지. 입이 심심해 몇 가지 반찬을 입에 넣는 순간, “어~평소 먹던 맛과 다른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얀 속살의 장어 횟와 노란 배추쌈, 그리고 쌈장의 절묘한 어울림. 한입 넣고 씹는 순간 고소하고 달작지근한 육즙이 입을 즐겁게 한다.
두 세 번 먹어봐도 마찬가지였다. 이윽고 나온 구이용 장어. 핏물하나 없이 하얀 장어 속살이 입에 침을 돌게 한다. 불판에 오른 장어는 마산어시장 등의 것과는 딴판이었다. 크기가 마치 고등어를 연상케 했다. 특제 양념에 찍어 입에 넣어 씹으니 장어 특유의 기름과 육즙이 한 입 가득한 것이 ‘먹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는 게 이런 거였구나..’는 감탄이 연발 터져나온다. 후덕한 여주인이 맛보기로 내준 ‘아나고 회’는 백설처럼 하얀 육질이 젓가락을 유혹하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장어 특유의 맛에 또 한번 신음을 자아내게 한다. 텃밭에서 갓 따온 배춧닢에 싸 먹으니 고소함은 더 풍부해진다.
젓가락으론 입 채우기 감질나서 숟가락을 동원,,,ㅋ
이젠 옆에서 푹 고아지고 있던 장어탕을 먹을 차례. 무와 콩나물, 장어에 이 집 주인장이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을 풀어 끓인 장어탕의 국물맛은 자연의 맛 그대로였다. 장어 한덩어리를 입에 넣고 씹자 뼈까지 부드럽게 분쇄되는 느낌이 남 달랐다. 전날 밤 과음에 쓰렸던 속이 시원하게 뚫릴 때의 기분좋은 느낌은 주당들은 알 것이다. 꼼장어라 불리우는 먹장어 소금 및 양념구이도 하지만 이날 맛 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밑반찬부터 장어탕 냄비 바닥까지 비울때까지 ‘왜 밑반찬등이 다른 식당과 맛이 다를까’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 의문은 주인 겸 주방실장인 조정자 대표와의 간단한 인터뷰에서 풀렸다.
"남해안에서 왔습니다!" 고경민 대표가 남해안 친동생한테서 받아온 장어.
“저희 식당 주방엔 미원(MSG) 자체가 없습니다” 그렇다. 기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식객들이 조미료 덩어리인 음식을 먹어왔던 터라, 그 맛이 사라진 음식엔 생소했던 것이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남해에서 장어를 가득 싣고 도착한 남자주인 고경민 대표를 만났다.
“남해에서 장어잡이 어선 선장인 제 친동생한테서 고기를 받아 오는 길입니다”
그의 말에서 깜빡했던 의문하나 마저 풀렸다. 장어구이로 소문난 마산어시장의 장어보다 기름기와 육즙이 풍부하고 크기 또한 확연했던 이유가 주인이 물차로 직접 동생한테서 받아 오기 때문이었다.
“하루 한 테이블 손님을 받더라도 깔끔하고 착한 먹거리를 내놓을 겁니다”
항상 웃음을 짓는 스마일 이모티콘처럼 편안하게 손님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여주인의 몸에 벤 친절에서 수년전 운명하신 모친의 모습이 투영되었다.<김 욱기자>
[예약문의:055-521-7790. 010-7126-6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