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암의 고통을 라이딩으로 날렸습니다!”
자전거로 척추암을 극복한 사나이 ‘김종규씨’
창녕군 생활체육대회가 열린 지난 6일 오전 10시 20분. 김충식 군수의 출발 신호 호각 소리에 맞춰 종합운동장 앞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50여대의 MTB(산악자전거)가 동시에 출발했다.
이날 라이딩은 운동장 뒤편 비들재를 넘어 옥천계속 매표소를 지나 놋다리 정상까지 이어지는 약 18Km 거리로 웬만한 체력으로는 완주하기 힘든 코스로 이날 완주한 라이더는 대략 15명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체격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 이가 기자의 눈에 띄었다. MTB입문 6년째인 김종규씨(42세. 농업)는 남지클럽의 소속으로 이날 3위의 성적을 거뒀다. 그는 희귀질환인 척추암을 앓고 있는 중증환자라는 사실은 전혀 눈치 챌수 없을 정도로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남지 클럽 소속이 되도록 도와준 김희남 선배(좌)와 함께 활짝 웃고 있는 김종규씨(가운데).
김씨는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고향 창녕 장마면에서 부친과 돼지사육업에 종하다 2007년 경, 눕지도 앉지도 서있지도 못할 정도의 허리 통증이 급습해 팔을 괴고 쭈구려 앉아 지내야 할 정도의 고통에 시달렸다. 부산 모 병원에 3개월간 입원해 조직검사를 서울원자력 병원에 의뢰해 받은 진단은 암환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척추암’이었다. 서울원자력 병원은 김씨를 임상실험 대상으로 온라인에 등록을 시켜 추이를 지켜볼 정도로 희귀한 병이었다.
서울원자력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고 3개월 가량 항암치료를 받고 귀가한 김씨는 주치의의 권유대로 수영, 등산등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던 도중 고향 선후배들과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년전 남지읍의 한 자전거 샾에서 김희남 선배를 만나 남지 MTB클럽에 가입해 매주 2~3차례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척추암 환자의 통증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종양이 척추 신경을 눌러서 생기는 사례가 가장 흔하다. 또한 종양이 척추뼈를 망가뜨리고, 부서진 척추뼈가 신경을 눌렀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김씨는 작년 9월 구미대회와 12월 함안입곡에서 열린 ‘경남산악자전거연합회장기’등 굵직한 대회에 출전해 완주를 하는 등 정상인보다 더 활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
정상인도 힘들다는 험한 비포장 산길을 자전거로 오르고 있는 김종규씨.
“자전거를 타면 아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오직 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지요. 좋은 공기를 마시고 수려한 경관을 보면서 즐기는 라이딩은 제가 암 환자란 사실조차 망각하게 만듭니다”
김씨는 지금도 진통제 없이는 일상생활을 하기 힘든 암 환자다. 6개월마다 부산 기장의 원자력 병원을 들러 정기 검진을 받고 약을 타 먹어야 한다. 지체장애 등급 판정을 받은 김씨는 현재 부친의 농사일을 거들며 고향을 지키는 젊은 이로 생활하고 있다.
“결혼요? 몸부터 완쾌되고 나서 생각해봐야죠. 누구 고생시킬 일 있습니까”
올해 42세인 그에게 결혼 계획을 묻자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입을 열었다. 척추내의 피가 응고되어 썩어가는 병인 척추암의 고통은 느껴보지 않고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극심하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고 나서부터 진통제 복용도 많이 줄였다고 한다. 키 167cm에 58kg의 그리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다부진 얼굴에 라이딩으로 단련된 다리 근육은 정상인도 부러워할 정도다. 국내외 저명 의사들이 “나이가 들수록 하체 근력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이유를 김종규씨의 경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라이딩으로 암으로 인한 고통과 좌절을 극복하고 제2의 인생을 즐기는 김종규씨의 완쾌 속도도 자전거를 타고 화왕산을 하산하는 속도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김 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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